웨딩
봄의 서약
4월 양평의 강가 채플에서 진행한 스몰 웨딩 기록입니다. 오후 네 시의 낮은 햇빛만으로 예식 전체를 촬영했습니다.
예식이 열린 채플은 강을 향해 서쪽 벽 전체가 유리로 트여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오후 네 시가 되면 물에 반사된 빛이 천장까지 올라와 실내 전체가 한 장의 반사판처럼 밝아집니다. 저희는 이 시간대를 기준으로 예식 순서를 신랑신부 측과 함께 조정했고, 덕분에 본식 전 구간을 인공 조명 없이 자연광만으로 담을 수 있었습니다.
촬영은 두 명의 사진가가 나누어 진행했습니다. 한 사람은 신부 대기실에서 준비 과정을, 다른 한 사람은 하객이 들어오는 입구와 채플 내부의 공기를 기록했습니다. 예식이 시작된 뒤에는 서로 반대편에 서서 같은 순간을 다른 각도로 남겼습니다. 연출 컷은 가족 사진 열두 장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상황을 그대로 따라간 기록입니다.
후반 작업에서는 색을 크게 바꾸지 않았습니다. 채플의 나무 바닥과 흰 리넨, 그리고 강물의 회청색이 이미 하나의 색 조합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노출과 화이트밸런스를 맞추는 선에서 정리했습니다. 최종 납품은 보정본 320장과 원본 전량, 그리고 12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슬라이드로 구성했습니다.
이 작업은 저희가 지향하는 방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특별한 장비나 큰 연출 없이도, 장소가 가진 빛의 성질을 미리 파악해 두면 그날의 공기를 그대로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