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지나간 자리를 남깁니다
LUMEN 은 서울 연남동의 사진 스튜디오입니다. 우리는 장면을 새로 만들기보다, 그 장소에 이미 있던 빛을 먼저 읽습니다. 조명을 세우는 일은 그다음입니다.
2014년 문을 연 뒤 웨딩·인물·제품·공간·공연까지 여섯 개 분야에서 작업해 왔습니다. 분야는 다르지만 방식은 하나입니다. 촬영 전에 그 공간의 빛이 하루 동안 어떻게 움직이는지 먼저 확인하고, 그 흐름에 촬영 순서를 맞춥니다. 장비를 늘리는 대신 시간을 맞추는 쪽을 택하는 이유는, 그렇게 찍은 사진이 그날의 공기를 더 정확하게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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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 빛을 먼저 봅니다
촬영 전 답사에서 가장 오래 보는 것은 창의 방향과 시간대별 그림자입니다. 실내라면 어느 시각에 어느 벽이 밝아지는지, 야외라면 해가 건물 뒤로 넘어가는 정확한 시점을 기록합니다. 이 자료가 있으면 당일 조명 세팅에 쓰는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둘 · 순서를 빛에 맞춥니다
촬영 순서는 편의가 아니라 빛을 기준으로 짭니다. 밝은 색을 먼저 찍을지 나중에 찍을지, 어느 방을 몇 시에 들어갈지를 미리 정해두면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납니다.
셋 · 색을 크게 바꾸지 않습니다
후반 작업에서는 노출과 화이트밸런스를 맞추는 선에서 정리합니다. 유행하는 색감을 덧입히면 몇 년 뒤 사진의 나이가 드러납니다. 우리는 십 년 뒤에 봐도 그날처럼 보이는 사진을 목표로 합니다.